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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페이퍼 |
| 2008-11-10 18:05:56 | 1,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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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처음으로 피아노가 왔을 때 찍은 사진이 앨범 자켓을 장식하고 있는, 피아노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로 돌아가 만든 느낌의 음반을 발표한 이루마. 레슨을 받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혼자서 간단하게 코드를 연주해 보는 등 재미있게 피아노랑 놀았다는 이루마. 어느 날 방바닥에 누워서 꽃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를 보고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부모님의 질문에, 왜 그랬는지 모르게 “음악 하고 싶어요”라고 대답을 했고, 이후 곧 영국 유학을 시작하게 된 이루마. 어려운 곡들을 쓰다가, 어느 순간 ‘이 음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문을 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대중음악을 하고 싶어졌다는 이루마. 얼마 전 6집 앨범을 발표하고 20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하는 전국투어의 첫 공연을 막 끝낸 그를 만났습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웃느라고 정신이 쏙 빠졌다는...)
[민트페이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공연 어떠셨어요? 몸이 안 좋다고 해서 공연 못하시는 줄 알았어요. 근데 공연 보신 분들 모두 너무 즐거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루마] 분위기에 휩쓸려서 한 것 같아요. (웃음) 야외 공연장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렇게 큰 줄은 몰랐거든요. 선선한 가을밤, 좋던데요. 제 앞에 정재형씨 공연이었는데 너무 멋지게 하셔서 제가 좋은 분위기 가라앉히는 건 아닌가 걱정도 했었는데, 잘 끝난 것 같아요.
[민트페이퍼] 제대하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새 앨범이 나오고, 전국 투어 콘서트도 시작되고... 체력관리 잘 하셔야겠어요. 전국 투어 첫 공연은 어땠나요?
[이루마] 체력관리는... 링겔 맞으면서 하려구요. (웃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공연을 하긴 했지만, 제대 후 그래도 첫 단독 공연이잖아요. 정말 긴장 많이 했어요. 많이 떨려서 그런지 연습한 만큼 기량이 안 나온 것 같아요. 틀리기도 틀리고. 그 동안 저 기다려주신 분들을 만나고, 또 앵콜도 만끽하고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네요. (웃음)
[민트페이퍼] 전국 투어 때도 피아노와 이루마만이 있는 구성으로 진행되나요?
[이루마] 1부는 피아노 솔로, 2부 때는 현악기 세션과 함께 해요. 잔잔한 음악이라 지루할 수도 있어서 제가 이야기를 많이 해요. (웃음) 저는 음악은 만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공연장에 오시는 분들을 저를 만나러 오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해요. 대화하는 느낌으로.
[민트페이퍼] 참 그러고 보니 새 음반에 예전처럼 곡 해설이라고 할까요, 일기 느낌의 글이 없어서 서운해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이루마] 곡 해설은 공연장에 찾아오셔서 들으시라고 그런 거예요. (웃음) 이번 음반에서는 최대한 부연설명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앨범 제목도 점을 찍어서 ‘뭔가 다른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읽는 그대로 피앤오앤아이, 피아노와 나라는 뜻이에요. 복잡하지 않게, 단순하고 간단하게, 있는 그대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참 복잡하고 힘들어졌잖아요? 좀 예전이긴 한데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 가고 있었어요, 근데 제 앞에 아마도 제 또래의 남성분들이 대화를 나누는 데 한 시간 내내 게임 얘기만 하더라구요. 자신의 생활에 만족을 못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음반은 스스로 그렇기 위해서 만든 음반이에요. 힘들고 복잡한 세상에서 위로 받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민트페이퍼] 아무래도 군대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힘드셨을 것 같아요. 가지말걸 후회해본 적은 없으셨어요?
[이루마] 가길 잘 한 것 같아요. 남자만의 세계도 배우고. (웃음) 다녀와서 느끼는 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편해졌다는 거예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었고,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부분들도 알게 됐고, 또 장래에 대해 고민하는 동생들을 보면서 미래가 밝구나하고 생각도 했구요. 정말 새로운 경험을 했고, 또 멋진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민트페이퍼] 저만 모르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음반을 내고 활동하게 되셨어요?
[이루마] 다들 안 믿는데, 저 원래 댄스음악 하려고 했어요. (웃음) 2000년이었나, 프로그래밍 하는 친구랑 같이 제가 곡 쓰고 해서 모델 출신의 여자가수를 키우려고 했어요. 더 재미있는 건 그 여자분의 보컬 트레이닝을 제가 했어요. (웃음) 결국 음반도 못 내고 끝나고 말았지만... 그러다 지금 회사인 스톰프뮤직을 알게 됐는데 연주 앨범을 내 볼 생각이 없냐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연주 앨범?’ 이랬는데, 생각해 보니까 못할 건 또 없겠더라구요.
[민트페이퍼] 이번 음반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까 ‘연주자가 아닌 작곡가로 불리고 싶다’는 제목이 많이 검색 되더라구요. 또 군대 간 성시경씨에게 곡을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이루마] 그 분이 원할지 안 원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정말 제가 쓴 곡을 주고 싶어요. 또 곡을 주거나 같이 작업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도 있구요.
[민트페이퍼] 혹시 본인이 노래해서 음반을 녹음할 계획은 없으세요? 공연 때는 노래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루마] 전혀 없어요. 공연 때만, ‘저 사람이 어떤 목소리를 가졌을까’ 궁금해 하실까봐 하는 거예요. (웃음)
[민트페이퍼] 정말 궁금한 건데, 평소에는 어떤 음악 들으세요? (곧 이루마의 추천곡이 따로 공개됩니다. :D)
[이루마] 브릿팝 좋아해요. 다시 태어나면 저 정말 영국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어요. (웃음)
[민트페이퍼] 이번 음반 노래 제목들이 다 한 단어씩 아주 간결한데, 신기하게도 음악을 들으면 그 단어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라고 할까, 어울리는 영상과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루마] 사실 영화음악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내가 만든 음악과 잘 어울리는 영상이 함께 하는. 최근에 디지털 캠코더를 구입했어요. 좀 좋은 걸로. (웃음) 나중에 직접 영화를 만들까 하구요. 사실 어떻게 찍을지 생각도 다 해놓았어요. 일단 사람이 안 나오고, 당연히 대사도 없는... 여기까지만 말할래요. (웃음)
[민트페이퍼] 음악학교에 대한 꿈도 있다고 들었어요.
[이루마]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아이들, 또 어른들이랑 나누고 싶어요. 감수성을 키워나가는, 감성 위주의 공부를 하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저의 마지막 목표에요.
영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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