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페이퍼 4월의 potm 조원선 - 단순하고 담백한 것, 좋아하세요?
민트페이퍼  |  2009-04-08 10:26:17  |  2,407

전부터 좋아해왔다는 단어 Swallow. ‘삼키다’라는 뜻이 일반적이지만 ‘억누르다, 참다’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해요.
조원선의 첫 솔로앨범 [Swallow]를 듣다 보면,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한 번 삼켜진 듯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타이틀곡이라 아마도 제일 많이 들려질 ‘도레미파솔라시도’만으로 이 앨범이 어떤 앨범일지 정해버린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보낸다’와 ‘아무도, 아무것도’로 이어지는 두 트랙이 가장 귀로, 마음으로 들어왔어요.
굳이 말하자면 슬픔에 가깝겠지만, 사실 너무 기쁘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은 담백한 느낌! 그래서일까요,
어느 늦은 오후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나 조근조근 조원선님과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보니 영화 ‘안경’이 떠올랐답니다.
어떤 느낌인지 민터 여러분도 함께 하고 계시죠?



[민트페이퍼] 앨범 소개 자료에 17년만의 첫 솔로앨범이라고 나와있던데요. 오래 활동하셨으니까 처음에는 17년이라고 해서 ‘아, 그렇구나’ 했는데, 잠시 후에 ‘17년이라구?’ 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롤러코스터로 이전에 토이 앨범에 참여하신 건 알고 있는데, 다른 활동들도 계속 해오셨나 봐요.

[조원선] 앨범이 나오게 되면서 보도자료에 관해 회사랑 얘기를 하는데, 언제 데뷔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사실은 91~2년에 오디션 비슷한 걸 보고 6명이서 각각 두 곡씩 불러서 앨범이 나왔던 적이 있다고 했거든요. 물론 제 앨범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랬더니 데뷔 17년이라고 쓰셨더라구요. 제가 패티 김 선생님도 아니고 (웃음) 너무 부담스러운 표현이에요.
롤러코스터 하기 전까지 가사도 쓰고, 곡도 쓰고, 이런 저런 일들을 계속 했어요. 일본에 가서 공부도 했고.


[민트페이퍼] 작년에 솔로앨범 준비하신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하게 되신 거예요?

[조원선] 구상은 2007년 초부터 시작했어요. 구상하는데 잘 안 풀려서 다시 하고, 또 다시 하고 그러다가 지난 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어요. 여름에 이상순씨가 있는 네덜란드에 가서 같이 아이디어 교환하고 곡 작업 하고, 8월에 다시 와서 녹음을 했어요.  


[민트페이퍼] 앨범 제목이 ‘Swallow’인데 곡의 느낌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조원선] 다양한 정서, 복합적인 감정을 담고 싶었어요. 기쁨, 슬픔, 사랑, 애절함... 다만 그런 감정들을 그대로 내놓고 싶지는 않았어요. 강렬하게 슬프거나 너무 기쁘거나, ‘이렇고 이래서 슬픈 거고 기쁜 거야’라고 다 보여주는 건 전 안 슬프고 안 기쁘더라구요. 다양한 감정들이지만 절제된, 그리고 그런 다양한 감정들을 다 포함하는 의미를 앨범 타이틀로 하고 싶었어요.


[민트페이퍼] 참, 앨범에 ‘도레미파솔라시도’ 가사 있는 페이지 옆에 피아노 앞에 있는 어린 시절 사진이 있는데, 머리스타일도 그렇고 상처 나 있는 것도 그렇고 활발한 성격이셨나 봐요. 노래하고 피아노를 치는 걸 좋아하는 노래 속 주인공도 본인의 얘기인 거죠?

[조원선] 그건 네 살 때 사진인데, 어렸을 때 사진 보면 항상 어딘가 상처 나서 약 발라져 있고, 그 사진에 있는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어요. 아니면 바가지 머리. (웃음) 어렸을 때는 활발하게 잘 놀았고, 커가면서 조금 조용해진 것 같아요.
가요랑 팝송이랑 피아노 앞에 앉아서 마음대로 쳐 보고 그랬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저의 얘기인 것도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해서 썼어요.


[민트페이퍼] 그러면 피아노로 곡을 쓰실 텐데, 앨범은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이잖아요. 편곡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조원선] 음... 없었던 것 같아요. 함께 작업한 사람이 이상순씨였기 때문일 거예요.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거든요.


[민트페이퍼] 크레딧을 보니까 앨범 작업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롤러코스터라는 팀이었을 때랑은 또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조원선] 지금까지 계속 일을 해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롤러코스터 때는 팀이었으니까,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기 보다는 우리 세 사람 안에서 해결하려고 했거든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작업하는 경우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른 사람들과 작업하면서 교류하는 기쁨을 알게 됐어요. 저도 피쳐링으로 참여한 경우들이 있는데, 도움을 받고 보니까 ‘그들이 나한테 고맙다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정말 고마웠겠구나. (웃음)




[민트페이퍼] 오늘 홈페이지에 가봤는데, 김동률씨가 ‘남성 팬 관리 좀 해야겠다’고 글을 남기셨더라구요. 정말 여성팬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아요.

[조원선] ‘여탕이라고...’ (웃음) 아무래도 2~30대 여성들이 공감하는 정서를 담고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그게 또 제 정서이기도 하구요.


[민트페이퍼] 홈페이지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 같기는 한데, 모놀로그 읽으려고 가입했는데 글이 하나밖에 없더라구요!

[조원선] 앞으로 열심히 써야죠. (웃음)
롤러코스터 1집 할 때는 PC통신 시대였잖아요. 그래서 잘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글을 하나 둘 볼 때 정말 좋았어요. 취향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기뻐요.


[민트페이퍼] 아, 며칠 전에 ‘무비위크’를 봤는데, 영화 찍으셨더라구요! 그것도 여기(카페 물고기)에서 촬영하셨던데요. 영화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되셨어요?
(* ‘페니 러버’ :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단편영화. 뮤지션 역할로 출연했고, 하림, 박현준, 손경호, 김찬준 등의 아티스트와 함께 ‘도레미파솔라시도’와 ‘아무도, 아무것도’를 연주하기도.)

[조원선] 감독님이 ‘10분짜리 영화다, 음악 하는 역할이다, 공연하고 녹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얘기해서, ‘음악 하는 역할이니까, 10분이니까 하루 5~6시간 촬영하면 되나?’ 부담 없이 가볍게 생각하고 하겠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하루에 12시간씩 3일인가를 촬영하더라구요. 사실 저는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정말 모르겠어요. 시간 간격이 좀 있는 이야기라서 계속 옷 갈아입고 메이크업 다시 하고 그러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같이 상영될 다른 단편들에 대한 무비위크 기사를 보며) 근데 이거 다른 영화들은 다 정말 배우랑 찍었네요. 어쩌죠. (웃음)




[민트페이퍼] 평소에는 시간 어떻게 보내세요?

[조원선] 집 근처에서 보내요. 친한 사람들 만나고. 시간 나면 여행 가고. 점점 더 별 거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웃음)


[민트페이퍼]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까 왠지 영화 ‘안경’이 생각나는데, 좋아하세요?
(* 안경 : ‘사색’말고는 별다른 할 일이 없는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이라고 하지만 사실 물 흐르듯 잔잔히 흘러가는) 이야기. ‘카모메 식당’의 감독이 만든 영화. 보면 ‘사색’ 혹은 ‘젖어들기’에 로망을 갖게 되고, 매우 배가 고파지며, 어느 순간 ‘메르시 체조’를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함.)

[조원선] 좋아해요. ‘안경’에 나오는 데가 오키나와일 줄 알았는데 ‘요론섬’이라는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마을 자체가 정말 영화에 나오는 것하고 똑같대요. 10년이나 20년 후에는 별다른 일없이 정말 그렇게 살아도 좋을 것 같아요. 단순하고 담백하게요.


[민트페이퍼] 혹시 공연 계획은 없으세요?

[조원선] 아마도 6월 정도... 정확한 건 없고 지금 생각만 하고 있어요.
밴드 구성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에요. 같이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도 서로 스케줄 맞추려고 하다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구요.


[민트페이퍼] 마지막으로 민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조원선] 한 마디로 ‘이런 앨범이에요’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정서들이 담겨 있는 앨범이니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


영상인터뷰



(민트페이퍼 / 글_진문희 사진_뮤직팜 제공 영상_유영준)

 

앨범 사야징...ㅋㅋㅋ
말랑한소년
2009-04-08  


↑ 얼른 사세요ㅋㅋ 이번 앨범 너무 좋은데요. 잘 듣고 있습니다 :)
Gyu
200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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